향기처재배(向其妻再拜) - 아내를 향해 두 번 절하다, 효성스런 처를 존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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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처재배(向其妻再拜) - 아내를 향해 두 번 절하다, 효성스런 처를 존경하다.

향기처재배(向其妻再拜) - 아내를 향해 두 번 절하다, 효성스런 처를 존경하다.

[향할 향(口/3) 그 기(八/6) 아내 처(女/5) 두 재(冂/4) 절 배(扌/5)]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을 꼽는다면 부부다. 寸數(촌수)로 따지더라도 형제가 2촌이고 부자가 1촌이면 부부는 무촌인 것만 봐도 그렇다. 모든 가족관계가 부부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조선 중기 朴仁老(박인로)의 시조에도 ‘부부 있은 후에 부자 형제 생겼으니/ 부부 곧 아니면 오륜이 갖을소냐’란 구절이 있다. 이처럼 소중한 부부가 서로 아껴주고 위해주면 琴瑟相樂(금슬상락)하여 百年偕樂(백년해락)이 가능해진다. ‘색시가 고우면 처갓집 외양간 말뚝에도 절한다’란 속담이 있다. 귀중한 아내가 잘해주기까지 하면 주위의 보잘 것 없는 것까지도 좋게 보인다는 말이다.

처가 외양간 말뚝이 아니라 아내를 향해(向其妻) 두 번 절했다(再拜)는 이야기가 있다. 얼마나 아내가 소중했으면 그랬을까. 조선 후기의 문신 蔡濟恭(채제공, 1720~1799) 선생의 문집 ‘樊巖集(번암집)’에 실린 효자 이야기에서 나왔다. 호가 번암인 채제공은 英祖(영조), 正祖(정조) 대에 걸쳐 영의정을 지낸 중신으로 思悼世子(사도세자)의 폐위를 말리고 신원에 힘썼으며 수원 華城(화성)을 담당한 것으로 유명하다. 권55의 傳(전)에 전하는 충의, 미담, 효행 등에서 ‘林孝子傳(임효자전)’의 내용을 보자.

임효자는 경상도 상주 사람이다. 미천한 신분이었지만 지극한 효성으로 팔순이 넘은 노모를 섬겼다. 어느 날 그의 아내가 제사 때 쓰기 위해 기름을 짜 항아리에 담아 둔 것을 시어머니가 요강인 줄 잘못 알고 채소밭에 뿌리려 했다. 어린 손녀가 안 된다고 소리를 지르자 어머니가 얼른 입을 막고 노인을 놀라게 해서는 안 된다고 타일렀다. 그리고선 물과 섞어서 버려야 한다며 항아리를 받아 물을 섞어서 버렸는데 시어머니는 조금도 알지 못했다. 저녁 때 임효자가 돌아와 어린 딸에게서 자초지종을 듣고 ‘곧장 섬돌에 내려가서 그 처를 향해 두 번 절했다(孝子便下堦 向其妻再拜/ 효자편하계 향기처재배).’

임효자를 널리 알리기 위한 글에 더욱 효행이 빛나는 사람은 그의 부인이었다. 평소의 효행에 감화되어 그랬을 수도 있지만 어린 딸에게도 좋은 본보기를 보인 점에서 임효자에 못지않다. 솔선수범하는 가정교육의 중요성은 여기서도 알 수 있다. 오늘날 가정에서 한두 명의 자녀를 키우면서 왕자나 공주처럼 떠받든다. 이렇게 자라서 자기밖에 모르게 되면 올바른 가정교육이라 할 수 없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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